인턴(The Intern), 코미디, 오피스물 영화

2025. 1. 16. 11:44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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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개봉된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인턴(The Intern) 은 인생의 깊이를 더해가는 인간과, 그 복잡한 관계를 그려낸 작품입니다. 현대 사회의 경쟁적 일터와 세대 간 갈등 속에서, 영화는 관객에게 오래된 나무 그늘처럼 안도와 위안을 주고 있습니다.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빚어낸 화면 속 두 세계의 만남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서정시입니다.

영화 "인턴(The Intern)"의 주요 포스터

 

줄거리 : 두 세대의 만남

 

이 영화의 이야기는 뉴욕을 배경으로, 일흔 살의 벤 휘태커(로버트 드 니로)가 은퇴 후의 무료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타트업 회사의 시니어 인턴으로 도전하며 시작됩니다. 아내를 잃고 나날이 허전함에 빠져 있던 그는 지역 슈퍼마켓의 광고를 통해 고령자 인턴십 프로그램을 발견하였습니다. 과거 전화번호부 회사의 부사장으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냈던 그는 다시 한번 삶의 활력을 찾고자 지원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정장을 빼입고 면접에 응하는 그의 모습은 겉보기엔 어색해 보이지만, 자신감과 따뜻함으로 면접관들을 사로잡습니다.


그가 배치된 곳은 빠르게 성장하는 온라인 의류 쇼핑몰 "About the Fit." 이 회사의 설립자이자 CEO인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은 젊고 유능하지만, 일과 가정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을 겪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줄스는 벤의 존재를 불필요한 부담으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벤은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며, 회사의 젊은 직원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습니다. 커피를 타는 일, 책상을 정리하는 일 같은 사소한 업무를 통해 그는 동료들과 신뢰를 쌓아갔습니다.


회사 내에서는 다양한 사건이 벌어지게 됩니다. 벤은 마케팅 부서의 실수로 고객 데이터를 잃어버릴 뻔한 위기를 침착하게 해결하며, 젊은 직원들에게 업무 노하우를 전수하였습니다. 한편 줄스는 투자자들로부터 CEO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라는 압박을 받게 됩니다. 그녀의 리더십 스타일과 일 중독 성향이 도마 위에 오릅니다. 가정에서는 남편이 줄스의 부재로 인해 느끼는 소외감이 점차 드러나게 됩니다. 줄스는 회사와 가족,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여러 문제들 속에서 외줄 타기를 하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벤은 줄스와의 점심 약속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었습니다. 그는 단순한 조언자가 아니라, 삶의 풍파를 겪은 동료로서 그녀를 이해하였습니다. 두 사람은 업무 출장 중 술에 취해 털어놓은 대화를 통해 한층 가까워지게 됩니다. 줄스는 벤에게 회사와 가정 사이에서 느끼는 압박감을 솔직히 털어놓고, 벤은 자신의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그녀에게 진솔한 조언을 건냈습니다.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줄스가 중요한 결정을 내립니다. 투자자들의 압박을 물리치고 CEO 자리를 지키기로 한 그녀는 회사와 가정 모두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벤의 존재는 그녀에게 안정감을 주는 버팀목이 되었고, 줄스는 그의 도움을 받아 남편과의 관계도 회복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벤 역시도 자신의 인생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되었고, 회사 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을 소중히 여겼습니다.

 

좋은 만남을 통해 처한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벤과 줄리

두 캐릭터 분석

 

벤 휘태커는 과거의 시간 속에서 우러나온 깊이를 가진 인물입니다. 그는 화려한 영웅도, 모든 걸 해결하는 전지전능한 존재도 아닙니다. 다만 그의 따뜻함, 그리고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넉넉함이 주변 사람들을 변화시켰습니다. 로버트 드 니로는 이 역할을 과장 없이 그려냈습니다. 표정 하나, 몸짓 하나가 노련한 배우의 내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줄스 오스틴은 현대 사회에서 여성 리더가 직면하는 현실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고뇌와 불안을 앤 해서웨이는 생생히 전달하였습니다. 줄스는 결코 완벽한 인물이 아닙니다. 그녀의 약점과 실수는 관객으로 하여금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며, 그녀가 겪는 내적 갈등은 시대의 초상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연출과 대사: 사소한 것들의 힘

 

낸시 마이어스는 늘 그랬듯, 디테일의 마법사로서의 역량을 발휘하였습니다. 뉴욕의 세련된 풍경, 현대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사무실 공간, 그리고 사람들 간의 대화 속 숨은 뉘앙스까지. 그녀는 관객을 캐릭터들 곁으로 부드럽게 초대하고 있습니다.


대사는 날카로운 진단보다 따뜻한 위로를 선택하였습니다. 벤과 줄스가 주고받는 말들은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그 안에 삶의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진짜 중요한 걸 잊으면 안 돼.” 같은 대사들은 때로는 관객의 마음을 가만히 두드리고 있습니다.

영화의 뒷맛

 

그러나 영화는 지나치게 이상화된 현실을 그린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벤은 지나치게 이상적인 조언자로 느껴질 수 있으며, 줄스의 문제들이 너무 쉽게 해결되는 부분은 현실감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이는 영화가 추구하는 본질적인 목표, 즉 따뜻한 희망을 선사하는 데 있어 큰 장애물은 아닙니다.
 
인턴은 거창한 메시지를 외치지 않습니다. 그 대신, 마치 오래된 손 편지를 꺼내 읽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간결하면서도 마음에 오래 남는 울림이 있습니다. 벤과 줄스의 이야기는 단순히 직장과 세대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의 아름다움과 가능성에 관한 것입니다. 직장인들이 볼만한 좋은 영화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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