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년이 온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광주의 이야기

2025. 2. 20. 20:01독서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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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표지

 

한강 작가의 소설『소년이 온다』는 한국 현대사의 가장 어두운 순간 중 하나인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설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역사적 기록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간 개인의 삶과 고통을 조명하며, 한강 작가 특유의 차분하면서도 깊이 있는 문체로  역사 속 폭력과 인간의 존엄성과 기억의 의미를 깊이 탐구하며 독자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1. 이야기의 시작

소년 동호의 모습

 

소설은 15세 소년 ‘동호’의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동호는 단순히 시위에 참여한 학생이 아니라, 시민군을 도와 시신을 수습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는 어린 나이에 죽음과 마주하며, 친구 정대와 함께 군부의 탄압 속에서 살아남으려 애씁니다. 그러나 곧 군부의 무차별적인 폭력 속에서 동호는 잔인한 현실과 마주하고, 그의 삶은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2. 다층적 서술과 다양한 화자의 등장

소설은 동호의 이야기에서 출발하지만, 이후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동호를 기억하는 친구, 그의 죽음을 목격한 사람들,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도 그날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로 확장됩니다. 특히, 정대의 누나이자 동호의 죽음을 목격한 은숙은 평생을 그날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며, 고통을 직면하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동호 - 주인공으로, 친구를 잃고 시신을 정리하다가 계엄군에게 붙잡혀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합니다.
정대의 어머니 - 희생된 아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국가 폭력의 희생자가 된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은숙 - 동호의 형과 가까운 인물로, 살아남았지만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생존자의 모습을 대변합니다.
영어 선생님 - 광주의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해외로 나가 그날의 진실을 전하려 합니다.

 

3. 기억과 망각의 문제

광주 민주화운동 사진

 

한강은 이 소설을 통해 ‘기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국가와 권력은 역사를 지우고 싶어 하지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진실은 계속 살아남습니다. 그러나 그 기억은 결코 편안한 것이 아닙니다. 생존자들은 끊임없는 죄책감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망각과 기억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동호의 어머니 역시 아들을 잃은 고통 속에서도 그의 존재를 기억하려 애쓰지만, 그 기억은 그녀에게 커다란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4. 문학적 기법과 서정성

한강의 문체는 간결하면서도 서정적입니다. 그녀는 직접적으로 폭력을 묘사하는 대신, 은유와 상징을 통해 더욱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습니다. 광주의 참혹한 현실은 세밀한 감각적 묘사로 독자들에게 전달되며, 그 여운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특히, 2인칭 서술을 활용하여 독자들에게 직접 말을 거는 방식은 그날의 아픔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며, 독자로 하여금 광주 민주화 운동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5. 결론 : '소년이 온다' 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

 

'소년이 온다' 는 단순한 역사 소설이 아닙니다. 이 작품은 폭력과 기억, 그리고 인간 존엄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한강은 이 소설을 통해, 과거의 진실이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들 속에서 어떻게 남아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광주는 단순히 한 도시의 이름이 아니라, 억압받는 모든 이들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동호는 특정한 개인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낸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한강은 이 작품을 통해 ‘기억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는 것의 고통과 의미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듭니다.

 

결국, '소년이 온다' 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과거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그리고 그 기억을 통해 어떤 미래를 만들어갈 것인가? 한강은 소설을 통해 명확한 해답을 주기보다, 독자들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단순한 시대의 기록을 넘어, 인간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과거를 잊지 않는 것이야말로,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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